마라탕의 선풍적 인기에 어느새 우리 동네에도 우후죽순 마라탕 가게들이 들어섰지만,
그 맛이 그리워서 여기저기 찾아다녀도 이 맛을 재현하는 가게를 찾지 못했었다.
그래서 어쩔 수 없이 거의 한 달에 한 번은 꼭 일부러라도 방문했던 영등포역 마라탕 최고 맛집, 그 이름하야 라화쿵부였다.
(정확한 상호는 라화쿵부 영등포시장점)
그런데, 매번 찾아가서 잘 먹다가, 이번에 후기를 올려야겠다고 결심하고 사진을 찍으러 재방문했던 날
조금 실망스럽게도 마라탕 맛이 달라졌다.
원래 안의 주방에서 일하시는 분이 아주머니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번에는 주방장이 남자분이었던 것으로 미뤄봤을 때
주방장이 바뀌었다는 합리적 의심이 들었다.
원래 여기 마라탕 맛이 어떠했냐면, 진한 사골 국물에 약간 땅콩잼을 섞은 듯한 맛?
국물이 정말 구수하고 진해서 마라탕 국물까지 싹 비워냈던 적이 많았다.
사골 베이스라고 소개하고 있지만, 어딘가 땅콩스러운 고소한 견과류의 맛이 났었다.
그래서 그 맛이 익숙한 듯 오묘해서 맵지만 계속 당겼었다.
그런데 이번에 재방문했을 때는 땅콩맛이 전혀 나지 않고, 오로지 사골국물 맛만 났다.
물론 사골 베이스도 훌륭해서 맛있게 먹었지만
예전만큼 바닥을 드러낼 정도로 국물을 싹싹 비우게 할 정도의 매력은 안 느껴졌다.
그리고 재료들을 어느 정도 컷팅해서 조리해 주었었는데,
이번에는 하나도 잘라져 있지 않아서 일일이 가위로 잘라먹어야 했다.
가위로 자르는 게 불편했다는 게 아니라, 시스템이나 맛이 달라졌으니 사람도 달라졌을 것이라는 의심이 든단 거다.
여전히 이곳 만큼 맛있는 마라탕 집을 발견하지 못해서 앞으로도 찾아가겠지만
나를 마라탕 홀릭으로 만들었던 예전 그 강렬한 맛을 다시는 찾지 못할 것 같아서 많이 아쉽다.
아니면 땅콩잼을 가져가서 넣어먹을까?ㅎㅎ
아니면 운남쌀국수처럼 단품 메뉴를 시켜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.
마라탕 맵기는 1단계부터 4단계까지 있고, 마라샹궈는 2단계 맵기부터 주문 가능하다.
엽떡 착한 맛도 매워하는 맵찔이인 내 기준으로 3단계도 제법 먹을 만하다.
꿔바로우는 그다지 추천하지 않는다. 시큼한 소스가 강렬하게 목젖을 치고 고기는 딱딱한 편이다.
매운 마라탕이나 마라샹궈와 곁들여 먹을 달콤 바삭한 꿔바로우를 예상했다면 조금 실망할지도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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